중복상장 논란 달래는 LS…명노현 "기업가치 높여 주주환원" 약속

[아이뉴스24 박지은 기자] 명노현 LS 대표이사 부회장이 "기업공개(IPO) 추진 시 주주 및 시장과 적극적으로 소통해 주주가치가 훼손되는 일이 없도록 면밀히 살피겠다"고 27일 말했다.

명 부회장은 이날 서울 용산구 LS용산타워에서 열린 제56기 주주총회에서 그동안 계열사 상장, 주주환원 정책 추진에 있어서 소통이 부족했음을 인정하고 주주들에게 이해를 구했다.

LS는 에식스솔루션즈, LS파워솔루션, LS이링크 등 계열사가 자본시장을 통한 자금 조달을 고려하고 있다.

하지만 주주들은 LS그룹 내에서 여러 계열사가 상장할수록 지주사의 주식 가치가 하락할까 우려하는 상황이다.

구자은 LS 회장이 최근 열린 '인터배터리 2025' 행사에서 취재진으로부터 '중복 상장' 관련 질문을 받고 "투자하려면 자금을 조달해야 하는데 방법이 제한적이지 않느냐.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며 "작은 회사들이 성장을 하려면 계속해서 자금을 투입할 수밖에 없다. 중복상장이 문제라고 생각한다면 상장 후 주식을 사지 않으면 된다"고 답해 주주들의 반발을 샀다.

명 부회장이 이날 주총에서 주주들의 이해를 구하고 환원 정책을 발표한 것도 이 같은 상황을 수습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명 부회장은 IPO를 고려하고 있는 계열사에 대해 "성장성 높은 사업에서 시장 선점을 위한 '투자의 골든타임'에 놓여있다"며 "LS이링크는 기존에 없던 신설 법인을 설립해 신사업에 진입했고, 에식스솔루션즈와 LS파워솔루션은 인수합병(M&A)을 통해 기존 자산에 없던 사업을 인수한 경우"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LS 계열사 상장은 핵심 주력사업을 분할해 모 기업의 가치를 희석하는 것이 아니라, 모회사와 자회사의 전략적 성장을 통해 시장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한 기업공개"라고 덧붙였다.

과거 논란이 됐던 LG화학의 LG에너지솔루션 물적분할 후 상장과는 다른 사례임을 강조한 셈이다.

'IPO로만 자금을 조달해야 하는지' 묻는 주주의 질문에는 "기업의 자금 조달은 다양하지만 이익창출, 차입, 유상증자 등일 것"이라며 "차입 등은 재무건전성에 영향을 끼칠 수 있어 상장 등을 통해 대규모 투자재원을 마련하는 게 필요하다"고 답했다.

주주가치 제고 방안도 발표됐다.

LS는 연말까지 지배주주 순이익에 대한 자기자본이익률(ROE)을 현재 5.1%에서 8%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또 매년 5% 이상 배당금을 증액해 장기적인 주주가치를 높일 예정이다.

오는 2030년까지 배당금을 30% 이상 높이겠다는 구상도 발표했다.

주주들과 소통 강화를 위해 연 2회 이상 기업 설명회도 정례화하겠다고 약속했다.

명 부회장은 이날 주총을 마치고 취재진과 만나 최근 호반그룹의 지분매입에 대한 대응에 대해 "여러 사안이 있으니 저희가 검토하고 있다"며 "별도의 자리에서 소통 기회를 갖도록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