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진광찬 기자] "명절 보너스가 많지는 않지만, 연휴가 끝나면 오랜만에 쇼핑 좀 하려고요."
중견기업에 다니는 4년차 직장인 이모(31)씨는 회사에서 받은 이번 명절 보너스를 오로지 자신을 위해 사용하기로 했다. 고물가 장기화로 소비를 최대한 줄여왔는데, 그동안 고생한 대가로 지갑을 열기로 맘먹은 것이다. 유통업계가 세뱃돈이나 보너스를 쓰러 오는 고객을 잡기 위한 '포스트 설' 마케팅에 일찌감치 돌입한 이유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주요 기업들은 명절 직후 증가하는 쇼핑 수요를 겨냥한 할인행사에 나선다. 일시적으로 소비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기간 각종 행사를 통해 명절 특수를 잇는다는 전략이다.
먼저 신세계백화점은 오는 30일부터 내달 2일까지 전점에서 제휴카드로 패션·잡화를 구매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최대 7% 리워드를 제공한다. 강남점에서는 '2025 신학기 새출발 아이템 특집전'을 열고 인기 브랜드의 가방·신발 등을 최대 70% 할인 판매한다.
내달 3일부터 9일까지는 'New YSL 러브 컬렉션 테마' 팝업스토어를 통해 뷰티 행사를 진행한다. 대표 상품은 메쉬 핑크 쿠션, 꾸뛰르 미니 클러치, 러브샤인 워터샤인 립스틱 등이다. 퍼스널 뷰티 큐레이션, 메이크업쇼 등 다양한 체험 컨텐츠도 즐길 수 있다.
현대백화점도 명절이 끝난 내달 2일까지 '더현대 다이닝 위크'를 진행한다. 행사 기간 오후 5시 이후 점포 내 식당가를 이용하는 고객은 결제 금액대별로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할인액은 △5만원 이상 결제 시 1만원 △10만원 이상 결제 시 3만원 △20만원 이상 결제 시 6만원이다. 현장에서 바로 현금처럼 쓸 수 있는 현대백화점그룹 통합 멤버십 H포인트를 할인쿠폰으로 지급한다.
이커머스에서도 명절 전후 수요가 급증하는 상품을 엄선해 할인하는 행사가 열린다. G마켓과 옥션은 내달 2일까지 '설푼다' 프로모션을 열고 e쿠폰과 스타배송, 스마일프레시, 여행 상품을 할인한다. e쿠폰은 음식점 할인권, 배달 쿠폰 등을 최대 반값에 판다.
이마트 장보기 서비스 '스마일프레시'는 주간 전단 상품을 대상으로 특가 판매한다. 이맛쌀과 신선한란, 노브랜드 굿모닝 굿밀크 등이 추천 상품이다. 도착보장 서비스 '스타배송'에서는 생필품, 뷰티 상품군을 중심으로 할인 상품을 선보인다.
지난해 경기 침체로 전반적으로 부진을 겪었던 유통업계는 소비심리 살리기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지난달 비상계엄 사태로 추락했던 소비심리는 이달 들어 소폭 반등했지만, 여전히 위축된 상황이다. 한국은행이 최근 발표한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1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91.2로, 직전 달보다 3.0포인트(p) 상승했다. 단 지수가 100보다 작으면 소비자의 기대 심리가 비관적이라는 의미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정치적 불확실성이 커지고, 여객기 참사 등으로 마케팅을 전력으로 하지 못했다고 생각한다"며 "명절이 끝나면 실적 반등을 위한 다양한 행사가 쏟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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