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검찰, '은평구 일본도 살인' 30대 남성에 사형 구형

[아이뉴스24 설래온 기자] 서울 은평구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일본도로 이웃 주민을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백모 씨(37)에게 검찰이 사형을 구형했다.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검찰은 이날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2부(부장 권성수) 심리로 열린 백 씨의 살인, 총포·도검·화약류 등의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모욕 혐의 등의 결심공판에서 백 씨에게 사형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백 씨는 지난해 7월 서울 은평구의 한 아파트에서 장식용으로 허가받은 날 길이 약 75㎝, 전체 길이 약 102㎝의 일본도를 40대 이웃 주민 김 씨의 얼굴과 어깨 등에 10여차례 휘둘러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중국 스파이가 대한민국에 전쟁을 일으키려고 한다'는 망상에 빠져, 김 씨가 자신을 미행하고 감시하는 중국 스파이라고 생각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범행 전날에는 한 카페에서 또 다른 피해자가 쳐다본다는 이유로 큰 소리로 욕설해 모욕한 혐의도 받는다.

특히 그는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위해 법원에 도착했을 당시 "피해자에게 미안한 마음은 전혀 없다"는 취지 발언을 해 많은 국민 분노를 일으키기도 했다.

또한, 지난해 9월 30일 공판준비기일에서는 "전례 없는 기본권 말살 때문에 이 사건이 일어났다"며 "김건희 재벌집 막내아들로 인해 모든 사건이 일어났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로 인해 김건희(영부인)와 한동훈(전 국민의힘 대표), 윤석열(대통령), CJ가 3년 동안 저를 죽이려 했다"는 등의 황당한 주장을 늘어놓기도 했다.

이후 백 씨는 재판 과정에서 기존 주장을 모두 철회하고 정신감정을 요청했다. 정신감정 결과, 범행 당시 백 씨가 심신미약 상태에 있었다는 취지의 의료진 소견을 재판부가 회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피고인의 범행으로 피해자의 생명권이 영구히 박탈되었고 범행이 잔혹하며 피고인의 행위는 계획적이고 무차별적인 살인 행위에 해당한다"며 "유족들이 입은 고통이 막대하지만 피고인은 중국 스파이를 처단했을 뿐이라며 피해회복 절차도 밟지 않았다"고 구형 이유를 밝혔다.

피해자 김 씨의 아내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아이들이 엄마마저 없는 삶에 서러워할까봐 죽지도 못하고 미칠 것 같다"면서 "온 세상이 탄핵에 집중돼 있지만 기사 한 줄이라도 가족 억울함을 알려달라. 내가 죽어야 이 사건에 집중하고 남편의 억울함을 풀어줄까 너무 답답하다"고 호소했다.

백 씨에 대한 선고기일은 오는 다음 달 13일 오전 11시 열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