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정승필 기자] 정부가 제약·바이오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추진한 신약 허가 심사 속도 개선 정책이 가시화됐다. SK바이오팜의 뇌전증 치료제 '세노바메이트(엑스코프리)'가 1년도 안 돼 41호 신약으로 지정되면서다.
![이재명 대통령이 4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자료를 살펴보며 부처별 업무보고를 받고 있다. 2025.11.4 [사진=연합뉴스]](https://image.inews24.com/v1/c72d9372b1cd3b.jpg)
6일 제약 업계에 따르면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최근 세노바메이트에 대해 품목허가를 승인했다. SK바이오팜의 파트너사 동아에스티가 허가 업무를 맡아, 올해 2월 20일 허가를 신청한 지 9개월도 채 걸리지 않았다.
이번 허가는 식약처가 올해부터 새롭게 제정한 '신약 품목허가·심사 업무절차' 지침을 적용한 첫 사례다. 해당 지침은 기존 평균 420일이 걸리던 심사 기간을 최대 240일로 단축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를 위해 식약처는 신약 허가 전담팀을 구성했고, 임상시험관리기준(GCP)과 제조·품질관리기준(GMP) 승인을 받은 제약 기업에는 우선 심사한다. 또한 품목허가 신청 전후 10여 회 맞춤형 대면 회의를 확대 운영해 심사 기간을 단축했다. 동아에스티는 세노바메이트 허가 신청 전후로 대면 회의를 여러 차례 진행했다.
동아에스티 관계자는 "식약처의 새로운 심사 업무절차에 따라 혁신제품 사전상담 등 긴밀한 협업이 허가에 큰 도움이 됐다"며 "향후 보험 약가 신청, 등재를 신속히 추진해 뇌전증 환자들이 치료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허가 심사 기간 단축 필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처음 언급한 시점은 제27회 국무회의다. 식약처의 심사 비용을 늘려서라도 인력난을 해소하고 허가 시간을 앞당겨야 한다는 제안이었다. 정부가 재정 부담을 안지 않으면서도 기업 역시 빠르게 이익을 낼 수 있도록 돕겠다는 취지였다.
심사 속도 개선에 따라 42호 신약에 대한 기대감도 나온다. 유력 후보군으로는 큐로셀의 혈액암 치료제 '림카토'가 떠오른다. 림카토는 키메릭 항원 수용체 T세포(CAR-T) 치료제다로, 국내에서 CAR-T 치료제를 개발해 최종 허가 신청까지 한 첫 사례다.
이 약물은 환자의 면역 T세포를 채취해 암세포에 특이적으로 반응하는 CAR를 발현시키도록 조작한 뒤 다시 환자에게 주입해 암세포를 제거하는 기전이다. 큐로셀에 따르면 림프종 환자 79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 2상에서 67.1%의 완전관해율(CRR)을 보이며 안정성을 입증했다. 객관적 반응률(ORR)은 75.3%였다. 완전관해는 암 종양이 완전히 사라진 상태를 의미하며, ORR은 항암 치료 효과를 평가할 때 사용하는 핵심 지표로, 종양이 눈에 띄게 줄어든 환자의 비율을 뜻한다.
림카토는 두 가지 적응증을 대상으로 상업화 단계를 밟고 있다. △거대 B세포 림프종(DLBCL) △급성 림프구성 백혈병(B-ALL)이다. 우선 큐로셀은 지난해 12월 DLBCL을 적응증으로 식약처 림카토 허가를 신청했고, 올해 2월에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급여 평가를 요청했다. 연내 허가가 목표지만, 완제품 생산 절차는 아직 밟지 않았다. B-ALL의 경우 연내 임상 2상을 위해 시험 계획을 승인받은 상태다. GMP 시설에 대한 별도의 인증이 필요하지 않아 심사 속도가 DLBCL보다 빠를 것으로 예상된다.
큐로셀 관계자는 "심사 보완 절차가 마무리되는 대로 승인 일정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승필 기자(pilihp@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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