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현동 기자] 올해 초 정몽진 회장이 지분을 매입했던 KCC가 자기주식을 기초로 한 교환사채(EB) 발행 계획을 백지화했다. 최대주주의 지분 거래 이후의 자사주 처분이라는 점이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KCC는 자사주 소각과 EB 발행, 사내근로복지기금 출연이라는 자사주 활용계획을 전면 철회하기로 지난달 30일 결정했다.
앞서 KCC는 지난달 24일 전체 발행주식총수의 3.9%에 해당하는 35만주를 소각하고, 발행주식총수의 9.9%는 EB를 발행하기로 했다. 나머지 보유 자사주 30만주(발행주식총수의 3.4%)는 사내근로복지기금에 출연하기로 했다.
KCC는 "이익환원과 장기적인 기업 경쟁력 강화를 병행해 모든 이해관계자의 이익을 균형있게 도모하려는 목적"이라고 소각과 EB 발행, 사내근로복지기금 출연을 통한 자사주 활용 방안의 목적을 밝혔었다.

하지만 KCC는 자사주 비중이 발행주식총수의 17.2%에 이르는 곳이다. 공시대상기업집단 중에서 13번째로 자사주 비중이 높은 곳이다. 정몽진 회장의 지분율이 20.0%에 불과해 자사주를 경영권 방어에 활용한다는 비판을 받는 곳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자사주를 기초로 하는 EB를 우호 세력에 처분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될 수밖에 없었다.
자사주는 기본적으로 의결권이 없지만, EB를 통해 제3자에게 처분되면 의결권이 살아난다. KCC가 이사회를 열기 전이라서 처분 상대방을 알 수 없었지만, 특정 상대방을 염두에 두고 자사주 EB 발행을 결정한 것이 아니냐는 의심을 풀을 수 있었다.
더구나 정몽진 회장은 올해 초 KCC 보통주 3만7454주를 주당 평균 24만6245원에 매입했다. 지분 매입 이전 19.58%였던 정몽진 회장의 지분율은 4년 만에 20%대로 올라섰다. 정 회장의 KCC 지분 확대는 2021년 5월31일 고 정상영 명예회장으로부터 35만주 가량을 수증하고, 서전문화재단법인에 27만주를 출연한 이후 처음이었다. 정 회장이 지난해 KCC글라스 지분을 정몽익 회장 측에 증여했던 만큼 계열 분리를 염두에 두고 지분을 확대하는 것이 아니냐는 시각이 많았다.
/김현동 기자(citizenk@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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