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민희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이 20년 넘게 순환출자를 통해 계열 지배 체제를 형성하고 있다. 사조그룹은 1000가 넘는 순환출자 고리를 유지하고 있다. 이에 반해 태광그룹은 올해 모든 순환출자 고리를 해소했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2025년 5월1일 기준 순환출자 고리를 보유하고 있는 기업집단은 현대차(4개), 태광 (2개), KG(2개), 보성(1개), 사조(1426개) 등 총 5개다.
현대차그룹은 1998년 현대차의 기아 지분 매입과 1999년 현대모비스의 현대차 지분 매입으로 '모비스→기아→모비스', '현대차→기아→현대제철→모비스→현대차' 등의 순환출자 구조가 형성됐다. 올해 상반기 기준 현대모비스는 현대차 지분 22.36%를, 현대차는 기아 지분 34.53%를, 기아는 다시 현대모비스 지분 17.9%를 보유하고 있으며, 현대제철 또한 현대모비스 지분 6%를 들고 있다.
![사조그룹과 현대자동차그룹 순환출자 구조 [사진=공정거래위원회]](https://image.inews24.com/v1/0b7104024ff8a2.jpg)
이 같은 순환출자 구조 덕분에 정몽구 명예회장과 정의선 회장은 낮은 지분율에도 그룹 전체를 장악할 수 있었다. 정의선 회장의 지분은 현대모비스 0.33%, 현대차 2.73%에 불과하다. 정몽구 명예회장의 지분 역시 현대모비스 7.38%, 현대차 5.57% 수준에 그친다.
순환출자 구조를 해소하려면 정의선 회장의 현대모비스 지분 추가 확보가 불가피한데, 현대모비스의 최대주주인 기아가 보유한 17.9%를 매입할 경우 수 조원대 자금이 필요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2018년 현대모비스 기업분할과 현대글로비스와의 합병이 무산된 이후 순환출자 구조 해소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사조그룹은 1000개 넘는 국내외 계열회사를 통한 순환출자를 형성한 기형적인 기업집단이다. 비상장사인 사조시스템즈가 사실상 지주회사 역할을 하면서 상장 계열사인 사조산업·사조대림 등을 거미줄처럼 엮고 있다. 대표적 순환출자 고리는 '사조시스템즈→사조산업→사조대림→사조시스템즈'다. 지난 8월 일부 순환출자 고리를 해소했지만, 여전히 1218개의 순환출자 고리를 유지하고 있다.
사조그룹은 6개의 상호출자 고리도 유지하고 있다. 2007년 만들어진 '사조시스템즈→사조산업'의 상호출자와 2019년의 '사조대림→사조시스템즈' 외에 지난해에는 '사조오양→사조씨푸드'의 새로운 상호출자 관계도 만들어 가공자본을 통한 지배구조 왜곡을 주도하고 있다. 사조그룹은 국외계열사(SAJO America Inc.)를 중심으로 하는 243개(2025년 8월31일 기준)의 순환출자 고리도 갖고 있다.
반면 지난해까지 '대한화섬→티시스→티알엔→대한화섬', '태광산업→티시스→티알엔→태광산업'의 2개 순환출자 구조를 갖고 있던 태광그룹은 지난 6월 30일 모든 순환출자를 해소했다. 티시스가 보유한 티알엔 주식 3만5380주를 자사주로 사들여 마지막 고리를 끊었다.
2024년까지 5개의 순환출자 구조를 유지하던 KG는 3개의 출자 고리를 해소했다. 보성은 '한양→파인힐스→보성→한양'의 순환출자 구조가 유지되고 있다.
영풍은 해외 계열회사인 Sun Metals Holdings Ltd가 영풍 지분 10.03%를 취득하면서 '영풍→고려아연→Sun Metals Holdings Ltd→영풍'의 순환출자 고리가 만들어졌다. 다만 신규 순환출자 금지가 국내 계열사에 대해서만 적용돼 신규 순환출자 규제를 회피했다. 영풍그룹 외에 하이트진로와 사조그룹도 국외 계열회사를 통한 상호·순환출자와 순환출자 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하이트진로그룹은 일본 소재 국외 계열사(Jinro Inc.)를 중심으로 한 상호・순환출자 고리가 유지되고 있고, 사조그룹은 국외 계열사(SAJO America Inc.)를 중심으로 약 243개의 순환출자 고리가 형성돼 있다.
/김민희 기자(minim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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