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뜨거워지는 3보험]②CSM 경쟁이 환급률 높였다


종신보험 많이 팔수록 미래 이익 늘어
환급률 하향 조정, 대체 상품 마땅히 없어

[아이뉴스24 최석범 기자] 생보사가 단기납 종신보험의 환급률을 경쟁적으로 높인 건 새 회계기준(IFRS17) 도입 영향이 크다.

IFRS17 도입으로 보험사의 이익은 보험계약마진(CSM) 보유량으로 바뀌었다. CSM은 최선 추정 부채(BEL), 위험조정(RA)과 함께 보험부채를 구성하는 항목 중 하나다.

CSM은 미래에 발생할 것으로 예상하는 이익의 현재 가치다. 보험사는 이 CSM을 부채로 인식한 뒤 일정 비율로 상각해 이익으로 인식한다. 일례로 CSM 잔액이 10조원이면 이를 10% 상각해 1조원을 이익으로 인식하는 구조다. 여기에 RA 변동과 예실차도 반영한다.

주요 생명보험사 단기납 종신보험 환급률 [사진=각 보험사]
주요 생명보험사 단기납 종신보험 환급률 [사진=각 보험사]

생보사는 손보사보다 CSM을 쌓기 어렵다. 변액연금 판매로 CSM을 쌓을 순 있지만, 증시 악화로 판매가 쉽지 않다. 종신보험 판매로 CSM을 늘려야 하지만, 저출산 고령화 등 인구구조 변화로 신계약이 매년 줄고 있다.

최근 종신보험 신계약을 보면 2020년 162만964건에서 2022년 106만365건으로 34.5% 줄었다. 같은 기간 수입보험료도 85조4000억원에서 49조1000억원으로 36조3000억원 감소했다.

고민 끝에 돌파구를 찾은 상품이 단기납 종신보험이다. 상품 구조를 무·저해지로 바꿔 환급률을 높이고 중도해지 환급률은 줄였다. 무·저해지 상품은 표준형 상품과 달리 보험료는 상대적으로 싼 대신 납부 기간을 못 채우면 납부 보험료를 전부 돌려받지 못하거나 일부만 돌려받는다.

초기 단기납 종신보험을 주력상품으로 판매한 건 KB생명 등 일부 중소형 생보사다. 대형사들은 당시엔 이 상품에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환급률은 낮지만 납입 기간이 짧아 수익성이 적다고 판단했다(KB생명 약속종신보험, 40세 남성, 8년납 10년 해지 시점 환급률 104.1%). 소비자의 수요도 적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신계약이 늘었고, 대형사들도 경쟁적으로 상품을 내놓기 시작했다. 교보생명은 지난 2021년 일부 채널에 20억원 한도로 특판 상품을 출시한 뒤 개정 상품을 내놨다. 이후 생보사들의 환급률 경쟁이 붙었고, 올해 1월 중순엔 5년납 10년 해지 시점에 환급률을 135.0% 제공하는 상품(신한라이프)까지 나왔다.

당시 환급률은 동일 가입 조건 기준 133.0%(농협생명), 130.5%(한화생명), 130.0%(동양생명)였다. 전체 생보사는 보험대리점 채널에서만 월납 초회보험료를 631억원이나 거뒀다.

문제는 단기납 종신보험의 환급률이 조정되면 판매 실적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금감원의 자율 시정 요구로 조정되는 예상 환급률은 120% 이하다. 단기납 종신보험 가입 수요가 없진 않겠지만, 업계는 과거보단 줄어들 것으로 예상한다.

연금 상품 판매량을 늘리기엔 위험 부담이 크다. 연금 상품은 가입자에게 약정한 기간에 보험금을 지급해야 한다. 가입자가 오래 살면 살수록 보험사는 손해를 보는 구조다. 기대여명은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

생보사의 연금저축 신계약 보험료가 2014년 6조9854억원에서 2022년 5조7634억원으로 줄어든 것도 이런 이유다. 연금보험도 CSM을 쌓을 수 있지만 종신보험 등 보장성보험보단 작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CSM을 쌓아야 하다 보니 종신보험을 저축성 콘셉트로 판매하게 된 것"이라며 "환급률을 조정하면 제3보험 시장에서 손보사와 경쟁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석범 기자(01065319988@inews24.com)







alert

댓글 쓰기 제목 [뜨거워지는 3보험]②CSM 경쟁이 환급률 높였다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