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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지혜]로봇과 인간의 펀드 수익률 싸움보다 중요한 것


로봇 집사 아직 걸음마 단계…위험지표도 함께 살펴야

[윤지혜기자] 로봇 펀드매니저와 인간 펀드매니저의 수익률 싸움에 세간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흥미로운 싸움이긴 하지만 수익률에만 관심을 두면 곤란하다.

일찍이 금융위원회와 코스콤은 로보어드바이저 최종심의 기준에서 수익률을 제외했다. 테스트베드의 주요 목적은 사람의 개입 없이 알고리즘이 안정적으로 자산을 운용할 수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또 로보어드바이저 펀드가 '중위험·중수익'에 적합한 펀드라는 점을 고려하면 수익률 줄 세우기가 부적절하다는 판단도 작용했다.

그런데도 로보어드바이저 모델의 안정성보다 수익률에 더 관심을 두는 경우가 나타나고 있어 우려된다.

한 로보어드바이저 업체의 대표는 "로보어드바이저 테스트베드를 통과하지 못하더라도 무조건 수익률이 높은 회사와 계약하겠다고 하는 금융기관도 있다"며 "이처럼 테스트베드가 수익률 경쟁으로 치달을 줄 알았다면 대다수 로보어드바이저가 변동성이 높은 주식 자산을 더 많이 편입했을 것"이라고 토로했다.

이제 걸음마 단계인 로보어드바이저 펀드를 수익률 관점에서만 접근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국내에서 로보어드바이저는 검증대에 오른 지 아직 한 달밖에 지나지 않은 데다, 테스트베드에 오른 알고리즘의 안전성과 유효성도 입증된 단계가 아니다. 자칫 수익률은 높으나 운용능력이 뒷받침 되지 않는 업체로 자금이 몰렸을 땐 금융사고가 발생할 가능성도 높은 만큼 충분한 검증기간이 필요하다.

더욱이 테스트베드에서 제공되는 수익률이 완전히 정확한 것도 아니다. 해외형 로보어드바이저의 경우 ▲환전 시점 ▲환율 변동성에 의해 수익률이 왜곡되는 현상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예컨대 전날 1천130원이었던 원/달러 환율이 하루 사이 1천160원으로 급등했다면, 뒤늦게 환전한 업체의 경우 500만원 기준으로 약 114 달러를 손해 보게 된다. 실제 투자가 이뤄지기 전부터 수익률이 마이너스가 되는 셈이다.

한 로보어드바이저 업체의 최고운영책임자(COO)는 "국내에서 계좌 상태를 집계하는 시스템이 원화 기준으로만 돼 있다 보니, 달러 자산을 운용하는 업체 입장에서는 어려운 점이 많다"며 "달러 기준으로 보면 자산 가치의 변화가 없는데도 환율 변동성에 의해 수익률이 낮게 보인다"고 설명했다.

코스콤 측에서도 수익률만 주목받는 현상을 경계하고 있다. 테스트베드 홈페이지에서 수익률 순위 정렬 기능 등을 제공하지 않고 ▲표준편차 ▲베타 ▲샤프지수 ▲젠센알파 ▲정보비율 ▲트래킹 에러 등의 위험지표를 공개하는 이유다.

이 가운데 지난 11월 28일 테스트베드 운용 한 달간의 위험지표가 발표됐다. 적은 비용으로 자산을 배분하는 로봇 집사 시대의 수혜를 누리려면, 수익률만을 좇아선 안된다. 수익률과 위험지표를 동시에 살펴 투자 유형별로 적절한 투자가 이뤄지고 있는지 점검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윤지혜기자 ji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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