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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인사이트]고래싸움에 대박 터진 새우 ‘베트남’


美中무역전쟁으로 ‘어부지리’…올해 세계 최고 성장률 기록 예상

[아이뉴스24 김상도 기자]지난 3개월 동안 60여개의 부품 제조 회사들이 베트남 하노이 인근의 산업단지에 입주를 문의했다. 이들은 중국산 제품에 부과되는 미국 관세의 회피가 목적이다. 이들 기업은 하노이에서 자동차로 45분 거리에 있는 이 단지에 당장 입주하기를 원했다.

투안 탄이라고 불리는 이 산업단지는 즉시 주변의 논들을 사들여 공장부지로 바꿨다. 베트남 산업단지에 외국 기업들이 줄을 서고 있는 사이에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무역수지 흑자를 줄이라며 중국의 시진핑 주석에게 압력을 가하고 있었다.

베트남은 미중 무역전쟁으로부터 너무 많은 이익을 차지함에 따라 오히려 미국의 불공정 무역 감시 대상으로 떠올랐다. 인구 9천6백만 명의 베트남 지도자들은 베트남이 공정한 무역 국가라는 사실을 트럼프 행정부에 확신시키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베트남의 미국 수출액이 지난해 베트남 국내총생산(GDP)의 20%에 달했고, 올 전반기에는 거의 26%까지 증가했다.

 [미국 통계청]
[미국 통계청]

운동화와 비디오 게임기 제조 회사들도 미국이 중국산 제품에 부과하는 관세를 피하기 위해 생산 설비를 베트남으로 옮기려 하고 있다. 닌텐도와 샤프는 가장 최근에 베트남으로 생산 설비를 옮기겠다고 발표한 대표적인 기업들이다.

지난 달 1일 트럼프 대통령은 3천억 달러 상당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 1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했다. 베트남 정부는 올 상반기 1,720건의 프로젝트에 대한 투자 허가를 승인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6%나 상승한 수치다. 베트남은 올해 경제성장률을 6.8%로 예상하고 있는데, 세계에서 가장 높은 성장률이다.

노동 집약적 경공업 분야에서 베트남에 들어오는 투자는 지난해부터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베트남 정부의 통계에 따르면 지난 4월부터 신규 허가된 투자 건수는 81%, 새로운 설비 투자를 위한 자본 유입은 215% 증가했다는 것이다. 대미 수출도 올 들어 지난해 대비 28.8%가 증가했다. 이 같은 추세는 신규 설립된 공장들이 본격 가동에 들어가는 올 3분기와 4분기에 들어가면 더욱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미중 무역전쟁이 아니었어도 베트남은 스마트폰, 반도체, 평면 모니터 등을 생산할 수 있는 매력적인 투자처이다. 베트남은 지난해 7%라는 정신없이 빠른 성장을 기록했다. 지난 10년 동안 가장 빠른 성장인데, 190억 달러에 달하는 해외 지접투자가 가장 큰 동력 역할을 했다.

해외의 펀드 매니저들의 관점에서도 베트남은 미중 무역전쟁의 최대 수혜국이다. 2011년 이래 베트남의 미시경제 전망은 더 많은 펀드를 베트남에 불러 모으고 있다. 베트남은 현재 전 세계 신흥시장 펀드의 0.26%를 차지하고 있다. 이 수치는 미미한 것으로 보일 수도 있으나, 26개국 MSCI 지수에 편입되지 않은 국가로서는 신흥시장 포트폴리오 매니저들에게는 매우 이례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러한 신흥시장 펀드의 베트남 투자는 사우디 아라비아보다 2.5배 많고 지수에 편입된 체코, 파키스탄 등 보다도 높은 수치다. 베트남의 매력은 대규모 해외 제조업을 성공적으로 유치했다는 점인데, 미중 무역전쟁이 큰 역할을 하면서 베트남을 중국, 멕시코, 일본, 독일에 이어 다섯 번 째 대미 무역흑자국의 반열에 올려놓았다.

 [미국 통계청]
[미국 통계청]

그러나 수출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보호주의 바람이 불면 특히 취약할 수 있다. 대미 무역의 연간 흑자는 지난해에 400억 달러를 돌파했다. 올해 상반기에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9%나 증가한 253억 달러를 기록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베트남과의 무역 수지가 계속 악화되고 있다는 사실을 들어 중국 회사들이 베트남을 통해 미국으로 우회 수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 7월 미국은 베트남에서 수입하는 철강 제품에 대해 한국과 대만이 원산지라고 주장하면서 400% 이상의 관세를 부과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베트남에 대한 다른 방식의 압력도 가하고 있다. 지난 5월 베트남은 미국 재무부가 지정하는 환율 조작국 리스트에 포함됐다. 징벌적 보복을 당할 수도 있다.

한 달 후 트럼프 대통령은 한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베트남을 가리켜 “무역 관행을 그르치는 가장 악질 국가”라고 표현했다.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부 대표도 지난 7월 의회에서 “무역 적자를 줄이기 위한 조치를 베트남과 합의했다고”고 밝혔다.

김상도 기자 kimsangd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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