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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美·中갈등에도…'화웨이 P30' 생산라인은 24시간 돈다


중국 둥관시 남방공장 가보니…28.5초 간격으로 폰 쏟아져

[아이뉴스24 김문기 기자] "무인화된 공정은 24시간 가동된다. 직원은 2교대로 중국 노동법에 의거해 일하고 있다. P20(화웨이 스마트폰 중 하나)에서 P30으로 라인이 교체되거나 하지 않으면 생산라인은 쉬지 않고 일한다."

20일 찾은 중국 관둥성 둥관시 화웨이 남방공장 현장 관계자 얘기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갈등으로 화웨이 생산라인에도 일부 영향이 있을 것으로 예상됐으나 현장 관계자는 "쉴 새 없이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화웨이 남방 캠퍼스 전경 [사진=화웨이]
화웨이 남방 캠퍼스 전경 [사진=화웨이]

남방 캠퍼스 전체 면적은 1.33제곱킬로미터 수준이다. 캠퍼스에는 30여개 정도의 건물동이 위치해 있고, 생산라인 외에도 창고나 일반 사무실 등이 곳곳에 배치돼 있다. 생산라인은 총 35개로 추정된다. 특히 이 곳은 화웨이의 플래그십 스마트폰인 '메이트'와 'P' 시리즈를 생산하고 있다. 전체 플래그십폰의 40~50%를 담당하고 있다.

20일 중국 둥관에 위치한 남방 공장 스마트폰 생산라인을 직접 찾았다. 생산라인 내부는 촬영이 금지됐다
20일 중국 둥관에 위치한 남방 공장 스마트폰 생산라인을 직접 찾았다. 생산라인 내부는 촬영이 금지됐다

입구에 들어서니 먼지를 제거하기 위한 접착발판이 마련돼 있다. 제조공정의 청정도를 유지하기 위해 방한복과 모자를 착용해야 했다.

3층 가장 우측에 위치한 생산라인은 지난 3월 프랑스에서 공개된 바 있는 곳으로 '화웨이 P30'을 조립하고 있다. 생산라인의 길이는 120m로 스마트폰 기판을 시작으로 포장까지 한번에 처리한다.

대부분의 미세공정은 기계가 자동으로 처리한ㄷ. 꼭 필요한 작업에만 인력이 투입된다. 지난 2013년 에는 1개 생산라인에 80여명이 필요 했으나 6년이 지난 현재는 17명이 작업하고 있다. 전체 라인의 무인화가 목표가 아니라 최적의 효율성을 찾기 위한 방편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공정은 가장 먼저 기판에 접착제를 도포하는 것부터 시작된다. 도포된 기판에는 부품이 내재된 필름이 돌아가면서 해당위치에 접착된다. 필름을 교체하는 것은 직원들의 몫이다. 필름이 제대로 돌아가지 않으면 상단의 램프가 오렌지 빛을 낸다. 직원이 다가가 해당 필름을 수정하는 식이다.

각종 칩셋도 기계팔이 알아서 자동으로 내려 놓는다.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와 메모리, 저장장치 등이 붙는다. AP는 화웨이 팹리스 하이실리콘의 기린 AP가 장착되지만 메모리와 저장장치는 여러 브랜드가 눈에 띈다. 특히 한국의 SK하이닉스는 물론 미국 마이크론 등도 보인다. 미중 무역갈등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부품 재고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칩셋 공정이 끝나면 커버를 씌우고 난 뒤 배터리나 스피커 등 각종 부품 등을 위치시킨다. 중간에 직원이 직접 케이스에 기판을 위치시킨 후면 모듈과 전면 디스플레이 모듈을 결합시킨다. 이를 다시 기계에 넣으면 전후면을 부착해, 온전한 스마트폰 모습의 P30가 완성된다.

남방공장의 스마트폰 생산라인. 가장 우측의 생산라인을 견학했다 [사진=화웨이]
남방공장의 스마트폰 생산라인. 가장 우측의 생산라인을 견학했다 [사진=화웨이]

이어 중앙을 가로지르는 복도를 건너 뛰면 다음 공정으로 완성도를 높이는 검사 작업과 최종 포장까지 진행된다.

우선 MMI(Man machine interface) 작업을 통해 소프트웨어 오류를 기계가 자동으로 검사해준다. 이후부터는 디스플레이 번인이나 전력 테스트, 카메라 심도나 포커스 등을 잘 잡는지를 살펴보게 된다. 기계가 모든 검사를 마친다고 해서 끝이 아니다. 다음부터는 직원이 직접 모든 기능을 테스트하게 된다.

이 중 몇몇 공정들은 직원들의 번쩍이는 아이디어가 눈에 띈다. 가령 후면 케이스 공정 구간에 수평이 아닌 경사진 컨베이어벨트가 2열로 마련돼 있다. 도르레 원리를 이용해 한쪽에 후면 모듈을 떨어뜨리면 무게로 인해 아래로 내려오고, 이를 직원이 꺼내 들면 다른 쪽이 무게로 인해 내려오는 식이다. 전기가 필요없는 친환경 방식이다. 이는 직원이 직접 아이디어를 내고 실현한 사례로, 아이어디를 낸 직원의 얼굴과 설명이 공정 위에 표시돼 있다.

또, 다른 공정은 6개의 수납공간을 원형 형태로 한쪽은 경사지게 만들어 무게로 인해 자동으로 돌아가게끔 만들었다. 모듈을 떨어뜨리면 무게 때문에 경사진 쪽으로 내려가고, 직원이 모듈을 들면 다음 수납공간이 무게로 우측으로 밀려 내려가는 구조다. 여기에도 아이디어를 낸 직원의 얼굴이 걸려 있다.

화웨이 현장 관계자는 "모두가 아이디어를 낼 수 있다"며, "직원들이 해당 공정에서 일하면서 다양하고 실용적인 생각들을 많이 쏟아내고 있다"고 말했다.

직원이 나란히 서서 디스플레이와 외관, NFC, 소프트웨어, 스피커 등에 오류가 없는지를 검사하면 박스에 담기 전 기계가 디스플레이 위에 보호필름을 입힌다. 나머지 비닐 포장과 박스 스피커 부착 등은 직원이 담당하고 다시 기계로 넘기면 폐쇄형 비닐포장으로 마감한다.

이렇게 최종 작업을 마친 P30이 기계에서 떨어지고, 다시 다음 P30이 떨어지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ㅂ불과 28.5초다. 마지막 포장 공정까지 하나의 스마트폰이 완성되기 까지 걸리는 시간은 대략 12~13시간 정도. 꼼꼼한 조립과 검사뿐만 아니라 속도까지 겸비했다.

화웨이 현장 관계자는 이러한 정확하고 신속한 조립을 위해 각 공정의 조립툴을 파트너사들에게 공급받은 뒤 따로 각 스마트폰 라인에 맞게 개선하고 있다. 화웨이 플렉서블 공정툴이라고 쓰인 라인이 대부분 화웨이가 커스터마이징한 것이다.

P30이 담긴 박스들은 최종 목적지가 표시된 박스에 차곡차곡 담겨 맨 끝의 컨베이어벨트에 나란히 놓인다.

물류 로봇인 AGV(Automatic Cuided Vehicle)가 마지막 공정을 담당하고 있다 [사진=화웨이]
물류 로봇인 AGV(Automatic Cuided Vehicle)가 마지막 공정을 담당하고 있다 [사진=화웨이]

백미는 그 다음이다. 갑자기 다른 생산라인에서 로봇이 자동으로 이동해온다. 물류 로봇인 AGV(Automatic Cuided Vehicle)다. 벨트 끝에 위치하면 자동으로 박스가 옮겨진다. 이후 자율주행으로 해당 박스를 지정된 위치에 옮기는 역할을 담당한다.

이를 통해 남방공장의 생산라인은 자동화된 공정으로 24시간 풀 가동되면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한편, 화웨이 컨슈머 비즈니스 사업부(CBG)는 올해 상반기 매출 2천208억위원(한화 약 37조8천900억원)을 올렸다. 화웨이 스마트폰 출하량은 1억1천800만대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24% 늘었다.

둥관(중국)=김문기 기자 moo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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