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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교문의 디지털농업 이야기] 작물 재배를 사람과 인공지능 누가 잘할까?
2019년 09월 17일 오후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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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연휴 마지막 날 아침에 눈을 떠서 습관적으로 핸드폰을 열어보니 페이스북에 우리 회사 연구원의 글이 올라왔다. 환하게 웃는 사진 아래 글 “제2회 세계농업 인공지능 대회 예선에서 21개 팀 중에서 2위로 본선에 진출”을 보고 깜짝 놀랐다. 이게 진짜 사실인가? 지난 수 개월 간 민승규 박사님, 서현권 박사님 그리고 이어령 박사님의 든든한 후원과 여러 회사, 기관, 학교의 연구원들이 이뤄낸 결과였다.

2016년 알파고에게 바둑 천재 이세돌이 진다. 한 게임 이긴 것을 대단하다고 평가받을 정도로 인공지능 앞에서 이제는 인간도 어쩔 수 없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인공지능이라는 단어가 대중들에게 강하게 인식되었던 사건이다. 머신러닝, 딥러닝과 같은 용어들이 점차 익숙하게 되었다.

이어령 고문과 함께한 Digilog 출정식
그렇다면 인공지능이 작물을 생산할 수 있을까? 스마트팜이라는 용어가 넘쳐나는 세상이 되었지만, 작물 재배에 필요한 온도, 습도, 환기, 양액조절 등은 결국 사람이 조절한다. 단지 스마트팜 내에 있는 각종 센서 정보를 바탕으로 제어기에게 명령을 주는 것은 결국 농부나 컨설턴트가 설정한 값에 의해서 스마트팜 환경은 제어된다.

그렇다면 사람이 전혀 관계하지 않는 농장에서 인공지능이 스스로 모든 결정을 내리게 하는 농장이 과연 가능할까? 농부의 경험과 지식으로 갑작스런 외부 환경 변화에 창문을 여닫고, 양액공급량을 늘리고 줄이고 하는 일련의 의사결정들을 인공지능 스스로 판단해서 할 수 있는가?

2018년 6월 네덜란드 와게닝겐 대학에서 전세계에서 서울대학교팀을 포함한 15개팀이 참가한 제1회 세계농업 인공지능 대회 예선전이 펼쳐졌다. 중국IT기업 텐센트사가 후원하여 농업 인공지능 대회가 기획되어 참가팀들은 사전에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하여 그들의 팀구성, 전략 등을 제시하였다.

아쉽게 서울대학교 팀은 본선에 진출하지 못했고, 5개팀이 선정되어 와게닝겐 대학 연구온실에 각 팀에 배당된 온실에 그들만의 센서, 장비 등을 설치하고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적용하여 사람이 출입하지 않는 농장에서 4개월 동안 오이를 재배하는 본선이 실시되었다.

본선 진출팀에는 마이크로소프트, 인텔, 텐센트와 같은 IT기업 인공지능 전문가들이 주축이 되었다. 또한 인공지능으로 재배한 오이와 비교할 수 있도록 네덜란드 최고의 오이재배 농부와 와게닝겐 재배 연구원이 한 팀이 되어 이들은 연구온실에서 직접 오이를 재배하였다. 오이 재배의 최고 농부와 5개의 인공지능이 각각 재배 경연을 한 것이다.

총 6개팀이 경합한 세계 최초의 농업 인공지능 대회에서 와게닝겐 대학 주축의 소노마팀이 전문 농부가 직접 재배한 팀을 제치고 1위를 차지하였다. 짧은 재배주기를 갖는 오이 재배라는 특성을 차치하더라도 인공지능이 농부를 이긴 것은 가히 알파고가 이세돌을 이긴 것에 버금가는 놀라운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우승팀 소노마 팀의 데이빗 켓진은 조심스럽게 “기존 재배 방법이 최선이 아닐 수 있다라는 교훈을 얻었다.

인공지능이 사람이라면 하지 않았을 선택을 수행함으로써 사람을 뛰어넘을 수 있었다”라고 인터뷰에 밝혔다. 이는 농업에서도 인공지능이 사람보다 뛰어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것이다.

2019 제2회 세계 농업 인공지능 예선 참가자들
2019년 와게닝겐 대학은 제2회 세계 농업 인공지능 대회를 공고한다. 농촌진흥청장, 농림식품부 차관을 역임하였고, 20년전에 벤처농업대를 만들어 대한민국 농업의 진화를 주도하고 있는 민승규 박사 주도로 팀 구성을 준비하였다. 고문으로 선뜻 응해주신 이어령 박사님은 Digilog라는 팀명을 만들어 주셨고, 와게닝겐 대학에서 석, 박사 과정을 공부한 서현권 박사가 팀장이 되어 에이넷, 농촌진흥청, 서울대, 이지팜, 스페이스워크, 아이오크롭스, 팜에이트 및 벨기에 Leige대학교의 연구원들이 팀원으로 참여하여 팀을 구성하였다.

2019년 재배 작물은 방울토마토로 결정되었고, 1회 대회보다 더 많은 유수 IT기업 인공지능 전문가, 농업대학 연구원 및 농업기업 연구원들의 관심으로 예선에 총 21개 팀이 참가하였다. 예선은 네덜란드 와게닝겐 대학에서 추석 전날과 추석 당일 이틀간 진행되었다. 특히 석 달 전에 결혼한 이지팜 한광희 연구원은 새댁을 추석에 혼자 남겨두고 네덜란드로 향했다.

해커톤 진행중인 Digilog팀 모습
5개 팀이 최종 본선진출이 확정되었다. 우리의 Digilog팀이 2등으로, 네덜란드 연합팀, 중국농업과학원팀, 글로벌 농업 컨설팅 회사 연합팀 등과 함께 본선에서 우승을 다투게 되었다.

Digilog팀은 전체 팀 중에서도 인공지능 전략 부문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아 주목을 받았다. 본선 진출팀은 11월에 각자 배당된 온실에 각종 센서와 장비를 설치하고 인공지능 재배 준비를 마친 후에 12월부터 내년 5월까지 온실에 사람없이 방울토마토 재배 경연을 한다.

예선 채점 결과 1위 AICU팀에 근소한 차이로 Digilog팀 2위
기대했던 것보다 좋은 예선 성적을 거두어 본선에 대한 기대감은 더욱 커졌다. 본선에서의 선전이 단순히 Digilog 팀의 열정과 노력을 높이 평가하는 것으로 끝나지 않을 것이다. 타 사업에 비해 낮은 우선순위로 연구개발 지원규모도 적고, 기술인력 수급도 여의치 못한 농업 IT 분야에 정부뿐 만 아니라 청년들의 관심이 증대될 것에 대한 기대가 크다.

그야말로 Digilog 팀은 중소기업과 정부기관, 대학의 순수 연구원들이 모여서 부족한 지원 속에서 선전을 하고 있는 것이다. 어쩌면 대한민국 농업IT 분야의 기술 환경이 이와 같은지 모른다. 그래서 Digilog팀의 열정과 노력에 감사하고 진심으로 본선에서의 선전을 기원한다.

상패 수상하는 Digilog팀 서현권 팀장
◆ 저자 소개

진교문 사장은 서울대학교 계산통계학과를 졸업하고 삼성전자, 삼보컴퓨터 소프트웨어 개발, 마케팅을 거쳐, 인터넷보안 벤처기업인 싸이버텍홀딩스 창업멤버로서, 그리고 본인이 창업한 국내 최초 온라인교육 벤처기업 아이빌소프트 코스닥 상장으로 두 번의 IPO를 경험하였다.

능률교육, 타임교육홀딩스 전문경영인으로서, 그리고 모바일 및 교육업체의 창업 및 초기투자자로 참여하였고, 현재는 IT기술을 농업에 접목하는 이지팜 사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블록체인, IoT, 빅데이타, 클라우드, 인공지능을 농업에 접목하는 새로운 도전을 진행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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