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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게임' 논의 누락됐다…학계가 나서야"


"불량오락 vs 유망산업 프레임 버려야…'좋은 오락' 고민 필요"

[아이뉴스24 김나리 기자] "그동안 '좋은 게임'이란 무엇인지, 어떤 가치를 추구해야하는 지에 대한 논의가 지속적으로 누락돼왔다. 학계가 앞으로 이 같은 가치에 대해 논의하는 주체가 돼야 한다."

나보라 성균관대학교 국어국문학과 초빙교수는 12일 서울 중구 CKL기업지원센터에서 열린 '게임, 문화로 말하다 2019 게임문화포럼 오픈세미나'에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

나 교수는 "게임은 가장 대중화된 오락 형식 중 하나지만, 오늘날 게임을 둘러싼 사회적 갈등과 논란의 양상은 우리 사회의 게임에 대한 이해와 고민이 충분했는지 돌아보게 한다"며 "그동안 게임은 사행성, 폭력성, 선정성 등 불량오락과 관련한 편견 어린 시선을 받아왔다"고 말했다.

나보라 성균관대학교 국어국문학과 초빙교수
나보라 성균관대학교 국어국문학과 초빙교수

그러나 그동안 한국 게임사에서 정작 '좋은 게임'이 무엇인지, 게임이 어떤 가치를 추구해야 하는지 등에 대한 논의는 빠져있었다는 게 나 교수의 지적이다.

나 교수는 "1980년대 교육용 PC가 보급되는 과정에서 일본산 불법 복제 게임들이 많이 들어와 왜색에 대한 우려가 생겨나기 시작했다"며 "이 과정에서 국산 게임을 국가가 육성해야 한다는 인식은 생겨났지만, 여기서 게임이 과연 어떤 가치와 어떤 재미를 추구해야 하는지는 논의되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이어 "이로 인해 게임 산업은 유망산업으로 주목은 받았지만, 대중적 놀이로서의 가치나 의미 문제가 배제되면서 불량오락 대 유망산업의 프레임이 지속됐다"며 "이제는 좋은 오락, 좋은 게임이 무엇인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사행성 등 불량오락에 대한 지적이 나올 때, 게임 산업이 유망산업이라는 논리로 대응할 것이 아니라, '착한 오락'이란 무엇인지, 가치 있는 게임이란 어떤 것인지를 먼저 논의하고 이를 토대로 대응을 이어가야 한다는 주장이다.

나 교수는 "이 과정에서 이러한 논의를 담당해야 할 주체는 바로 연구자, 즉 학계"라며 "학계가 놀이로서의 게임의 가치와 의미, 속성에 대해 논의하는 주체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국 사회라는 특수한 조건과 맥락 속에서 게임이 자리매김해 온 과정을 고찰하면 앞으로 게임이 나아갈 방향을 고민할 수 있는 시발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현장에서는 게임이 놀이 문화로서의 가치 외에도 사회적 가치와 교육적 가치, 예술적 가치 등을 가지고 있다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고전문학을 스토리텔링 어드벤처 게임으로 경험하는 맺음(MazM) 시리즈를 개발하는 김효택 자라나는 씨앗 대표는 "게임시장과 게임제작자가 성숙해지면서 게임을 통한 다양한 부가적 기능과 메시징에 관심이 생기고 있다"며 "초기의 기능성 게임에서 사회적 가치를 가지고 있는 임팩트 게임으로의 발전이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2017, 2018 게임리터러시 교사연구회 최우수상을 수상한 최은주 송화초등학교 교사는 "실제 교실에 역할수행게임(RPG)를 적용해봄으로써 게임의 몰입감을 수업으로 끌어올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흥미로운 시작, 활동을 지속하게 만드는 몰입감 등 게임의 요소는 잘 활용하면 수업의 동반자가 될 수 있다"고 전했다.

류임상 서울미술관 학예연구실장은 "경험과 이미지가 중요한 시대에서, 경험과 이미지를 가장 잘 만족시키는 단어는 바로 게임"이라며 "게임이 가진 이미지, 새로운 경험, 몰입이라는 세 가지 조건은 감동을 주는 예술이 지녀야 하는 필수 요소와 동일하다. 게임의 수용과정과 예술작업의 감상패턴 역시 유사한 형태를 지니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나리 기자 lor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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