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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무 살 구글, 성장점 된 세 가지 M&A


안드로이드·유튜브·딥마인드 인수로 '인터넷 제국 ' 위상 다져

[아이뉴스24 민혜정 기자] 구글이 오는 9월 창립 20주년을 맞는다.

구글은 세계 최대 검색 기반 인터넷기업으로 지난해 창사 이래 처음으로 연매출 100조원을 돌파했다. 특히 구글은 모바일, 동영상, 인공지능(AI) 등 중요한 성장 동력을 인수·합병(M&A)으로 확보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구글은 창립 이래 지난해까지 200여개가 넘는 기업을 M&A 했다. 여기에는 안드로이드, 유튜브, 딥마인드 세 기업이 포함돼 있다.

이들 기업 인수는 단순한 성공 사례 정도가 아니라 급변하는 ICT 시장에서 구글이 '인터넷 제국'으로서 위상을 굳건하게 했다는 점에서 남다른 의미를 갖는다.

실제로 구글은 지난 2005년 안드로이드란 벤처 기업을 5천만달러(약 550억원)에 인수했다. 안드로이드는 현재 스마트폰 운영체제(OS) 시장 점유율 80%를 장악한 OS다.

세르게이 브린 구글 창업자는 창립 10주년인 지난 2008년 주주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모바일 소프트웨어 개발이 만만치 않았는데 각 모바일 기기와 이통사마다 상이한 모바일 플랫폼을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벤처기업 안드로이드를 인수해 이통사 및 제조업체 모두에게 열린 개방형 모바일 운영체제를 창조하겠다는 야심찬 목표를 세웠다"고 말했다.

구글은 스마트폰 제조사가 아니면서도 모바일 시대를 장악했다. PC에서 모바일로 체질개선에 성공한 셈이다.

안드로이드가 개방형 생태계라 하지만 휴대폰 제조사는 안드로이드 환경에 맞는 스마트폰을 만들어야 했다. 구글은 자사 선탑재 앱을 통해 서비스 영향력을 확대하고 앱을 살고 파는 앱 마켓을 만들어 모바일 장터를 구축했다.

일부 기업이 자체 모바일 OS를 만들겠다고 '구글 독립'을 선언했지만 애플 외엔 자체 모바일 생태계를 구축해 성공한 회사는 없다.

구글은 막강한 OS 파워로 전 세계적으로 독점 논란을 낳았다. 지난 2004년 상장 당시 '사악해지지 않겠다(Don’t Be Evil)'고 천명했는데 구글 비판 진영에선 '구글이 악마가 됐다'고 꼬집기도 했다.

구글이 안드로이드 인수 1년 뒤 사들인 유튜브도 대박 M&A로 꼽힌다. 구글이 유튜브를 16억5천만달러(약 1조6천억원)에 인수했을 당시 기업가치가 너무 높게 평가됐다는 비판도 나왔지만 유튜브는 현재 동영상 플랫폼을 장악했다.

유튜브의 월 방문자 수는 18억명이다. 인터넷 인구의 약 45%가 한 달에 한번 이상은 유튜브를 찾는 셈이다. 유튜브는 방송사나 대형 콘텐츠 제작사 뿐만 아니라 일반인도 영상을 올릴 수 하는 창구가 되면서 '유튜버'를 인기 직종으로 만들었다. 유튜브에 구독자 10만이 넘는 채널은 지난해까지 1천200가 넘었다.

유튜브가 동영상 시장을 장악하면서 조세회피, 통신망 무임승차, 광고 시장 독점 비판이 커지고 있기도 하다.

박주연 한국외대 교수는 "구글은 유튜브 동영상 이용 행태를 보면 시장 지배력을 볼 수 있다"며 "이 때문에 조세 회피 등과 관련해서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자국 기업과 형평성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알파고 혁명 AI 퍼스트로 전환

모바일, 동영상을 장악한 구글이 차기 조준한 목표지점은 인공지능(AI)이었다. 개념조차 생소했던 인공지능 혁신을 보여 준 건 2016년 3월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이 펼친 세기의 대국이었다. 인공지능 알파고는 이세돌을 4승1패로 압도하며 파란을 일으켰다.

알파고는 지난 2014년 구글이 인수한 딥마인드가 개발했다. 구글은 창업한지 4년밖에 되지 않은 기업을 인수했다. 인수금액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약 5천억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구글은 체스 영재 출신에 게임 프로그래머 경력이 있는 데미스 허사비드 딥마인드 대표 역량을 높게 샀고 이는 적중했다.

순다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2016년 4월 주주들에게 보내는 편지를 통해 "앞으로 컴퓨터는 일상에 도움을 주는 AI로 대체될 것"이라며 "모바일 퍼스트에서 AI 퍼스트인 세상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후 구글은 모든 ICT 업체가 격전을 벌이고 있는 AI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령했다. AI 플랫폼 어시스턴트, AI 스피커 '구글홈'을 확대하고 있으며 검색, G메일, 유튜브, 구글포토 등 주요 서비스에도 AI를 적용하고 있다.

국내 ICT 업계 관계자는 "대다수 기업이 인공지능 개발에 뛰어들었지만 인재들이 구글에만 가려고 해서 인력 확충에 어려움을 겪는다"며 "알파고 쇼크가 큰 영향을 끼쳤다"고 말했다.

◆M&A 행보 가속화

구글의 앞으로도 적극적인 M&A 행보를 보일 전망이다. 구글은 근래 가장 많은 M&A를 한 ICT 기업으로도 꼽힌다.

KISDI가 지난해 발간한 'ICT 기업 M&A 현황' 보고서를 보면 구글은 지난 4년간(2014~2017년) 약 60곳을 인수해 IBM, 마이크로소프트를 제치고 M&A 건수가 가장 많은 ICT 기업으로 조사됐다.

KISDI는 보고서에서 "안드로이드 모바일 플랫폼 및 인터넷 서비스 역량 강화를 위한 정보보호 기술, 이미지 앱, 모바일 광고, 무선 공유 기술 등 소프트웨어(SW) 업체를 적극 인수했다"며 "이와 함께 데이터 분석, 클라우드 기반 서비스, 사물 인식, 증강 현실, 인공 지능, 드론 등의 기업을 인수함으로써 다양한 비즈니스 분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민혜정기자 hye555@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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