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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권 신공항' 갈등 16년째…'부산-헬싱키'노선으로 재점화


2003년부터 건설합의·백지화 정쟁으로 반복

[아이뉴스24 황금빛 기자] '부산~헬싱키' 직항노선 신설이 동남권 신공항 건설 논란에 또 다시 불을 지폈다. 현재 포화상태에 이른 김해공항이 증가하는 영남권 국제선 수요를 감당하지 못하는 상황에 따른 결과다.

17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문재인 대통령이 핀란드 국빈 방문을 계기로 부산~헬싱키 직항노선 신설 합의를 이끌어냈지만, 거점 공항을 놓고 내부적으로 잡음이 나오고 있다.

동남권 신공항 건설 논의는 16년째 이어지고 있는 풀리지 않는 숙제다. 현재는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부산지역 여당과 야당이 맞서는 등 갈등 정도가 과거보다 심해진 양상이다.

게다가 내년 총선을 앞두고 정치권에서 표를 의식, 동남권 신공항을 표심 확보를 위해 활용할 가능성이 높아 조기에 결론을 지을 수 있을지 미지수라는 우려마저 나온다.

◆2003년, 늘어나는 남부권 항공 수요 대처 방안으로 등장

처음 동남권 신공항 건설이 언급된 것은 2003년 1월 열린 '부울경(부산·울산·경남)지역 상공인 간담회'에서다. 당시 남부권 항공 수요 증가에 대처하고 국토균형 발전을 위해 부산 가덕도 신공항 건설이 필요하다는 건의가 나왔고, 당선인 시절이었던 노무현 전 대통령이 이에 긍정적 입장을 취했다.

공론화된 것은 2006년 말이다. 2006년 초 부울경을 포함한 영남권 지자체들이 경제공동체 구축을 결의하고 첫 사업으로 영남권 신공항 건설을 선정했고, 2006년 말 노 전 대통령 지시로 당시 건설교통부가 '제3차 공항개발 중장기 종합계획'을 수립하고 검토할 것을 밝혔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공항 입지를 두고 영남권 5개 지자체의 대립이 시작됐고, 이후 대선 공약으로 거론되면서 동남권 신공항 건설 이슈는 지역갈등의 중심에 서게 됐다.

◆공약 제시와 백지화 반복하며 끝나지 않는 갈등

2007년 대선을 앞두고 당시 한나라당과 대통합민주신당 등은 민심을 잡기 위해 동남권 신공항 건설 공약을 제시했고, 2020년까지 동남권 신공항 건설 계획을 밝힌 이명박 전 대통령이 당선되면서 건설은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됐다. 2008년 9월 정부가 '광역경제권 선도프로젝트'에 동남권 신공항을 포함하기도 했다.

그러나 역시 후보지를 두고 정치권과 지자체가 TK(대구·경북)와 PK(부산·경남)로 나뉘어 유치전을 벌였다. 결국 국토연구원이 35개 후보지 가운데 부산 가덕도와 경남 밀양 2곳을 최종적으로 압축했지만 유치전은 가열됐고, 2011년 이명박 전 대통령이 건설계획 백지화를 선언하기에 이른다.

공약은 다시 부활했다. 당시 여권 유력 주자였던 박근혜 전 대통령이 이 전 대통령의 백지화를 국민과의 약속을 어긴 것이라며 계속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고, 2012년 대선을 앞두고 당시 새누리당 공약집에 동남권 신공항 건설이 포함됐다. 하지만 가덕도와 밀양을 두고 벌어지는 PK와 TK의 대립이 끝나지 않아 2016년 6월 박근혜 대통령도 이를 백지화한다. 그러고 정부는 김해공항을 확장하는 '김해신공항'을 결정한다.

김해신공항 조감도. [사진=뉴시스]
김해신공항 조감도. [사진=뉴시스]

◆내년 총선 앞두고 갈등 재연 조짐

이 또한 끝은 아니었다. 역시 다음해 지방선거를 앞두던 2017년 당시 부산지역 민주당 내에서 가덕도 신공항 재추진 의견이 나왔고, 오거돈 부산시장이 2018년 6·13 지방선거에서 해당 공약을 내걸고 당선됐다.

올해 2월 부산을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이 동남권 신공항 검증을 지시해 이번 정부에서도 이슈로 떠올랐다.

현재는 정부와 부울경이 김해신공항과 가덕도 신공항을 두고 맞서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2016년 6월 박근혜 정부 때 결정된 김해신공항 결정을 밀고 나갈 계획이지만, 부울경 광역지자체들의 합의로 꾸려진 '부울경 동남권 관문공항 검증단'은 가덕도 신공항 건설을 주장하고 있다.

여기에 부산에서는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이 각각 동남권 신공항 건설과 김해신공항 건설로 공방을 벌이고 있다. 이 가운데 대구통합신공항을 추진하고 있는 대구·경북이 수요 분산을 우려하고 나서면서 내년 총선을 앞두고 PK와 TK의 갈등이 재연될 조짐마저 보인다.

선거 표심을 의식하느라 국책사업을 둘러싼 갈등과 혼란을 풀지 못하는 사이 현재 김해공항의 슬롯(시간당 항공기 이·착륙 횟수) 포화율은 98%에 달해 신규 취항과 증편조차 어려운 상황이다. 부산~헬싱키 직항노선은 내년 3월 신설을 앞두고 있다.

황금빛 기자 gol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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