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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①] ‘미스트’ 정민 “우리 삶 닮은 극…캐릭터 색감에 취해 보길”


“창작 고충·초연 아쉬움 어쩔 수 없어…배우로서 디테일 더 잡고 싶다”

※ 이 기사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돼 있습니다.

[아이뉴스24 박은희 기자] “우리 ‘미스트’ 많이 사랑해달라고, 많은 관심 부탁한다고 꼭 써주십시오.”

더웨이브의 첫 제작 뮤지컬 ‘미스트’에서 미스터리한 인물 ‘아키라’ 역으로 관객과 만나고 있는 정민은 주연배우 그 이상의 사명감과 열정으로 작품을 소개했다. 마지막 당부는 작품에 대한 진심어린 애정이었다.

 [사진=정소희 기자]
[사진=정소희 기자]

정민은 오랜 시간 함께 작업해온 이헌재 프로듀서에 대한 신뢰로 대본도 보지 않은 채 초연 출연을 결정지었다. “‘조선귀족’ 쇼케이스 때 제가 아키라 역할을 했어요. 같은 공연으로 올라갈지 알았는데 소재만 갖고 오고 내용은 바뀌었어요. 독립운동 과정이나 어떤 사건을 보여주는 게 아니라 그 인물이 지냈던 일상적인 평범함을 보여줘요. 그런 면에서는 되게 매력적이라고 생각해요.”

작품은 지도에서 조선도 대한제국도 사라진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한다. ‘1910년 8월 29일 제3대 통감 데라우치와 내각 총리 대신 이완용 사이에 이뤄진 한일병합조약에는 황제의 비준 절차가 빠져 있었다’는 역사적 사실에 상상을 더해 만들어졌다.

일급 조선귀족의 자제 나혜인과 김우영이 동경 유학에서 돌아와 경성의 주점 ‘마루비루’에서 아키라와 이선을 만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서로 다른 삶을 살아온 네 사람의 은밀한 인연은 깊은 안개로 뒤덮인 시대에 그들의 운명을 예기치 못한 방향으로 이끈다.

 [사진=정소희 기자]
[사진=정소희 기자]

다음은 뮤지컬배우 정민과의 일문일답.

- 쇼케이스와 달라진 점은 무엇인가.

“당시 느낌으로는 독립군 활동에 대한 이야기 비중이 컸던 것 같다. 지금은 어떻게 보면 그 외적인 요소가 주가 되는 상황이다. 그때는 친일파 역할이 따로 있었기 때문에 평범함을 우영이가 가져갔었다. 아키라는 독립군으로서 뚝심만 보여주는 그런 역할이었다. 이번엔 아키라가 표현할 수 있는 것들이 많아졌다. 중간에 편하게 웃는 부분도 있고 뒤에 아프게 눈물 흘리는 장면도 있다. 아키라 부분을 좀 더 풍성하게 만들었다.”

- 창작뮤지컬 초연배우로서 작품을 만들어가면서 힘들었던 점이 있다면.

“창작은 똑같은 고충을 겪는다. 여러 개의 방향 중에서 하나를 선택하는 게 매번 힘든 것 같다.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 그래서 후회도 많다. 초연은 어쨌든 아쉬움이 있다.”

- 어떤 아쉬움이 있나.

“나는 ‘인터미션을 한번 갖더라도 시간을 더 써서 조금만 깊이 들어갔으면’ 이런 생각을 많이 했다. 공연은 시간적인 제약이 항상 따르지 않나. 인터미션 없이 2시간 딱 채운다고 해도 장면을 최소 3개는 넣을 수 있다. 서사가 있는 극이고 우리끼린 얘기가 된 부분이지만 한번만 보시는 관객들은 아쉬움이 있을 것이다. 배우들은 처음 보는 관객들이 바로 이해할 수 있게끔 완성도를 높이고 싶은 욕심이 있다. 하지만 제작사는 일회성 콘서트가 아니다 보니까 우리가 다 표현해버리면 여러 번 보는 관객의 찾아가는 재미가 반감될 수도 있겠다는 입장이다. 책도 앞으로 넘겨서 다시 보면서 이해해가기도 하고 좋은 건 2~3번 읽기도 하지 않나. 그런 부분에선 인정하고 프로듀서의 얘기를 따른다.”

 [더웨이브]
[더웨이브]

“각자 스타일이 있지만 종구 형과 작품을 워낙 같이 많이 하다보니까 작품을 바라보는 시각이 비슷하다. 서로 믿는 부분이 있어서 작품에 대해서 ‘여기는 이렇게 하는 게 맞지 않냐’라고 물어보진 않는다. 연습 때 형이 뭔가를 얘기하려고 하다가 나랑 눈이 딱 마주치면 ‘네가 얘기해’라고 신호만 준다. 그렇게 되더라. 둘이 내는 의견이 항상 똑같았다. ‘말을 최대한 많이 하지 않게 해달라’ ‘본인 입으로 너무 많은 설명을 하지 않게 해달라’ 등등. 공연에서 정보전달이 되게 중요한 역할이긴 하다. 쇼 스토퍼도 그런 거지 않나. 근데 아키라가 정보전달을 수행하게 되면 인물로서 가지고 가야되는 힘이 약해진다. 사실 우리 서사를 입으로 말할 수 있는 사람이 아키라밖에 없다. 1인칭 시점으로 내레이션을 하는 건 아니지만 우리가 직접 서사들을 밝히는 게 너무 어려운 거다. 되게 회의를 많이 했지만 지금도 그런 대사들이 좀 있다. 왜 독립운동을 해야 되는지를 말하진 않으나 이름을 물어봤을 때 나라가 없는데 이름이 무슨 소용이냐고 하는 대사가 나는 조금 불편하다. 그렇지만 우리가 어색하지 않게 최소한의 정보만으로 대사를 만든 거다. 이게 우리 작품을 만들면서 제일 어려웠던 부분이다. 나는 ‘사랑에 독립운동의 뚝심이 비칠 때 괜찮은가요’ 이 질문을 많이 했다. 정말 많은 힘듦이 있었는데 어쨌든 공연이지 않나. 실존인물의 삶을 보여주는 것도 아니니까 우리한테 1순위는 관객과 우리와의 소통이었다. 공연으로서 즐거움을 주는 게 첫 번째 목표였다. 그게 맞는 것 같다. 배우로서 임무를 충실하기 위해서 필요한 거라면 할 수 있다.”

- 김종구와 다른 느낌의 아키라를 표현한다. 특별히 중점을 둔 부분이 있나.

“있다. 캐릭터는 같이 구축해도 그 안에 자기 것이 들어갈 수밖에 없다. 내 몸에 그 역할을 씌우는 거니까 이 뼈대에서 나오는 것들은 조금씩 다르다. ‘사랑과 독립운동 중 어디에 더 초점을 맞췄느냐’인데 다 민감하다. 마지막에 혜인이한테 ‘같이 가자, 같이 찾자, 나라도 이름도, 오늘밤 경성역으로 와, 거기서 만주로 떠나자’ 이 얘길 하고 오지 않나. 어떻게 보면 달려왔던 과정이 그 장면에서 부딪치는 것 같다. 생각은 완전히 같을 순 없으니까. 거기서 혜인이한테 하는 말이 진심일 수도 있고 거짓일 수도 있는 거다. 혜인의 독립운동 의지를 인정한다면 진심, 사랑의 감정이 앞선다면 거짓, 둘 다 혜인을 위한 거지만 그 부분에서 아마 둘이 해석이 다르지 않을까. 그게 큰 여파는 없다. 왜냐면 그 이후의 상황은 나오지 않으니까.(웃음)”

- 진실 대 거짓, 어느 쪽인지는 공연을 보고 판단해야 하는 건가.

“독립운동가라는 특성상 아키라에 대해 정확하게 설명을 하는 게 안 좋을 것 같다는 게 우리의 생각이었다. 이 사람이 어떤 과정에서 독립운동가가 됐는지 궁금하겠지만 인물에 대한 호기심이 사라지면 공연 자체의 호기심이 사라진다. 사랑을 느꼈을 때의 표현이 갭을 채워간다고 생각했다. 사랑이라는 감정은 당연히 있지만 그 크기가 ‘독립운동을 그만두겠다는 생각을 가지면서 혜인이와 뽀뽀를 했다’ 이렇게 정형을 만들 순 없다. 대표님께서 둘이 사랑을 시작하면서 독립운동을 같이하겠다고 하는 건 절대 아니라고 말씀하셨다. 남사친·여사친을 인정하느냐 안 하느냐와 비슷하지 않을까. 각 관객의 사고 차이에 의해 해석이 달라질 것이다. 우리가 여기서 딱 정의해버리면 불편함이 되게 클 것 같다. 직업이 차라리 독립운동가가 아니고 다른 거였으면 ‘사랑이죠’라고 말할 수 있겠는데 너무나 조심스럽다.”

 [더웨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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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총을 많이 맞았는데 살기 어려울 것 같긴 하다. 근데 그 생각도 했다. 문을 열고 혜인이를 먼저 보낸 뒤 순사들이 사이렌을 울리면서 아키라를 찾으러 들어올 것 아닌가. 나는 그 사람들이 순사가 아니라 독립운동을 하는 형제들일 수도 있겠단 생각을 많이 했다. 왜냐면 그 형제들이 한번도 움직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 그럴 수도 있겠다.

“선이가 왜 다시 돌아왔을까. 그 부분부터 생각을 해봤다. 돌아와서 우영이한테 ‘우리 형 풀어주세요’라고 하는 것에서 선이가 어느 정도 인지를 시켜준 거라고 볼 수 있다. 실제로 독립군 조직이 치밀하고 체계적이지 않나. 정보를 많이 알고 있는 선이에게 붙여놓은 사람이 분명히 있을 거고 아키라가 칙서를 들고 선이를 만나러 갈 때 이미 선이가 우영이와 내통을 하고 변절했다는 걸 전해 듣고 알았을 거라고 생각한다.”

- 아키라가 선에게 한번의 기회를 준 셈인가.

“초반 대본에는 선이를 처단하는 사람이 아키라로 나온다. 아키라가 찾아가면 선이가 입구에서 갈등하고 있다. 그때 들어가서 칙서에 대한 얘길 하면서 ‘독립군의 이름으로 너를 처단한다’고 한다. 되게 마음이 아픈 거다. 이후에 ‘그 지령을 받았다, 네가 가서 확인해봐라’ 정도까지만 두고 표현하기로 했다. 요즘엔 입구에서 총을 들고 들어가는데 문을 열고는 웃는 얼굴로 ‘칙서 찾았다, 가자’고 한다. 여지없이 선이가 그런 얘길 하지만 어쨌든 묻어둔다. 믿는 거다. 그래서 나가기 전에 늦지 말고 오라고 선택의 대사를 또 한다. 근데 결국 선이가 아키라에게 총을 쏜다.”

 [더웨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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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래도 배우로서 내가 할 수 있는 역할에 있어서 흐름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디테일한 설명들을 조금 더 넣고 싶은 욕심이 있다. 아키라로서 심정을 명확하게 설명할 순 없어도 유추할 수 있게끔 해줘야겠다는 생각에 조금씩 들어가는 디테일들이 있다. 그리고 그렇지 않은 부분, 열린 결말 등 연출이나 제작사의 의도 부분에서는 손을 놔버린다. 그분들의 영역은 일체 손을 안 댄다. 캐릭터로서 구축시킨 과정에서의 영역은 조금 더 이해하거나 상상할 수 있는 디테일을 잡고 싶다.”

- 정원영·안재영·손유동 세 우영의 색깔이 아주 다르다고 들었다.

“세명의 해석적인 부분에서 아키라와 부딪치는 건 거의 없는 것 같다. 오히려 혜인이하고 있을 때 차이가 있다. 아키라 때문에 생긴 혜인이를 바라보는 시선, 아니면 혜인이 때문에 생긴 아키라를 바라보는 시선이 우영이들마다 많이 다르더라.”

- 김려원·최연우의 혜인은 어떤가.

“둘 다 확고하게 자기 스타일이 있다. 연우는 조금 더 진한색의 오묘함이 있고 려원이는 파스텔톤의 오묘함? 그런 차이가 있다.”

- 연습할 때 분위기도 궁금하다.

“다들 친해서 엄청 재밌게 연습을 했다. 진지하게 가는 작품인데 연습할 때는 로맨틱코미디 같은 느낌이 들 정도로 계속 웃으면서 했다. 극중에 혜인이 ‘이거 제가 그린 거예요, 따라 그린 거예요’ 하면 아키라가 ‘모조품’이라고 하는 장면이 있지 않나. 지금은 코믹으로 하진 않지만 연습 땐 그런 위트 있는 단어들을 애드리브처럼 엄청 많이 쓴 것 같다. 그래서 하다가 계속 연습이 중단되고.(웃음) 재밌었다.”

 [더웨이브]
[더웨이브]

“대체로 처음에 딱 들으면 익숙한 느낌이라 ‘좋다’는 말이 나온다. 우리한테 편안함을 주는 멜로디와 선율이기 때문이다. 나는 특히 하나비 축제 때 부르는 ‘하나비’가 제일 좋다. 그게 유일한 사중창이다.”

- 사중창이 ‘하나비’를 좋아하는 이유인가.

“나는 사중창이 주로 나왔으면 좋겠다. 솔로곡들은 한곡씩만 가지고 있고 나머지는 사중창이나 삼중창, 이중창이면 좋겠다는 생각을 연습 때부터 계속 했다. 작품의 특성상 그랬어야 된다는 아쉬움이 좀 있다. 혹시나 재연이 올라가게 되면 그런 조건을 타이틀로 해서 출연하는 걸로 크게 한번 어필을 해보려고 한다. 선이와 아키라의 연결점은 노래 이중창밖에 없다. 안 그러면 풀어갈 수가 없을 것 같다. 뮤지컬은 노래라는 힘이 있지 않나. 우리 공연이 대화로 할 말이 많지 않기 때문에 아키라·혜인·우영 삼중창도 정말 중요하다. 처음에 다쳤을 때도 둘만 노래를 부르고 아키라는 듣기만 하지 않나. 밝은 노래다보니까 참여하기가 어려워서 지금은 이중창이다. 그것도 조금 바꿔서 할 수 있으면 어두운 선율일지라도 같이 부르다가 아키라 혼자 바라보는 삼중창이어야 된다는 생각이 자꾸 든다. 그렇게만 되면 연결고리가 명확하게 갈 수 있다. 잘 보면 속내를 내비치는 캐릭터는 우영이 말고는 없다. 이중창을 많이 하는 캐릭터가 혜인이다. 혜인이도 상황에 대해서 ‘왜 그런가’ 질문은 많아도 속마음을 보여주진 않는다. 유일하게 솔로곡인 ‘나를 찾아’가 혜인의 마음을 비추는 노래다. 알게 모르게 생긴 궁금증을 풀어주는 노래라서 몰입도도 커지고 임팩트가 있는 거다.”

 [사진=정소희 기자]
[사진=정소희 기자]

“‘명동로망스’의 김민정 연출님이 액팅 디렉팅을 진짜 잘 하시는 분이다. 그러신 분이 늘 장난으로 ‘나는 연출을 안해, 연습할 땐 너희들끼리 하는 거고’라고 하시곤 극장 딱 들어가면 ‘이제 연출 좀 시작해볼까’ 이렇게 얘기를 하신다. 뮤지컬은 영화와 많이 달라서 배우가 연출의 역할을 같이 한다. 연출은 그 외의 조명·음향 등 전체적인 무대를 컨트롤한다. 만들어가는 재미 때문에 초연 작품을 많이 하는 것도 있다. 그렇게 해서 공연이 올라갔을 때 성취감이 엄청 크다.”

- 주연배우로서 이 작품을 꼭 봐야하는 이유를 어필해 보자.

“나는 이 작품이 우리의 삶과 되게 비슷한 것 같아서 좋다. 혜인이가 아키라를 독립군이기 때문에 좋아하는 건 아니지 않나. 독립군을 사랑할 수 있을까? 우리는 항상 그런 색안경을 쓰고 있다. 같은 학교 동기가 재벌 3세란 걸 나중에 알게 돼도 친구임에는 변함이 없다. 하지만 순서가 바뀔 경우 절대 못 친해진다. 그런 부분에 있어서 우리 삶이 되게 편안하게 묻어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못 어울릴 것 같은 조선귀족과 친일파와 독립운동가 세 사람이 편하게 얘기하고 술 한잔 할 수 있는 친구다. 그들 사이에 사랑하고 싸우고 배신도 하는, 평소에 겪는 사건들이 배치돼 있다. 나도 공연을 보다가 문득 눈물이 나고 공감에서 오는 촉촉함이 생기더라. 하는 입장에서도 그렇다. 스토리텔링을 따라가다 보면 힘들 순 있다. 나는 이 공연을 스토리텔링으로 바라보는 것보다 캐릭터마다 묻어나오는 색감과 분위기에 취해서 보는 걸 추천한다. 그렇게 본다면 참 매력적인 작품이라고 느낄 것이다.”

- 다음달부터 니콜라이 달 역으로 ‘라흐마니노프’ 무대에 오른다. 어떻게 합류하게 됐나.

“악기 다루는 공연을 좋아해서 비올라를 배울 수 있다는 것에 끌렸다. 2인극인 것도 크게 작용했다. ‘마마 돈 크라이’ 초연 앙코르 때 잠깐 가서 5~6회 정도 한 것 외엔 2인극을 해본 적이 없다.”

- 정동화·김경수가 초연부터 달 박사 역을 맡아 세 시즌을 이어왔다. 부담감은 없었나.

“그래서 더 하고 싶었던 것도 있다. 만약에 매 시즌 그 역할을 다른 배우들이 했으면 고민을 좀 해봤을 것 같다. 근데 삼연까지 초연배우들만 하다가 이번에 초연 멤버가 아무도 없지 않나. 나한테는 초연 같은 느낌이 드는 작품이다. 그래서 욕심이 났다.”

- 관심이 있던 작품인가.

“공연을 못 봤는데, 처음에 대본을 받아서 정말 재밌게 읽었다. 내가 책을 빨리 못 읽는다. 글씨를 하나하나 되게 천천히 보기 때문에 만화책 한권을 읽는 데도 한시간 걸린다. 보다가 앞으로 넘겨서 다시 보고, ‘얘가 뭐라고 했는지 느낌은 알겠는데 정확하게 모르겠다’ 싶으면 안 넘어가진다. 근데 이 대본은 금방 읽히더라.”

 [사진=정소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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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 박사라는 캐릭터가 정형화된 치유사지 않나. 얘기를 들어주는 사람, 거기에 되게 충실하려고 한다. 제목이 ‘라흐마니노프’인 만큼 라흐를 중심으로 극이 흘러간다. 그 인물에 최대한 방해가 되지 않는 조연의 역할을 명확히 하려고 한다. 그래야 이 공연이 돋보인다는 생각이 들더라. 라흐가 관객들한테 웃고 있지만 관객들이 슬픔으로 느껴지게 바라봐야 된다면 내가 그걸 대변해서 보여주고, 그러면 바라보는 사람이 나의 그 감정으로 다시 라흐를 볼 수 있지 않겠나.”

- 올뉴 캐스트의 연습 현장은 어떤가.

“지금 많이 헤맨다. 이해준만 처음 만났고 나머지는 다 같이 작업을 해봐서 친하다.”

- 이전 시즌과 달라진 부분도 있나.

“초연에 만들었던 배우들의 선이 있고 그들이 만들어놓은 이유 있는 공연이지 않나. 내가 조금 더 고민하지 않아서 그 이유를 다른 이유로 만들거나 이유가 없게 만들어버릴까봐 조심스럽긴 하다. 함부로 말하거나 의견을 제시하는 게 조심스러워서 이해를 명확하게 하는 게 우선이다. 다른 배우들도 공통된 고민이다. 그래서 연출님한테 많은 질문을 한다. 만들어진 이유를 계속 물어본다. 내가 이해하고 있는 부분은 넘어가는데 의아한 부분들은 계속 질문한다. 어제도 그렇게 계속 질문하고 연습하고. 그래서 달 박사가 등장을 못하고 있다. 라흐가 계속 질문하는 바람에.(웃음) 소파에 앉아서 ‘나 다음 장면에 나가야되는데’ 하고 하염없이 기다린다.”

 [사진=정소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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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흐가 땀 흘리는 것에 비해 달 박사의 노래가 미안할 만큼 좋더라. 열심히 연습하고 있다.”

- 비올라 연주 실력이 궁금하다.

“선생님이 깜짝 놀라셨다. 거기까지!(웃음) 첫날 세명이 이미 ‘도레미파솔라시도’를 다 했다. 비올라를 3개월 배운 콘셉트니 그만 연습하라고 하시더라. 김경수와 정동화는 시간이 지나니까 비올라가 익어서 오히려 못하는 시늉을 하는 게 티가 났다는 얘길 들었다. 와서 한번씩 켜보는 정도로만 해도 공연 올라갈 때쯤 되면 잘할 것 같아서 걱정이라고 하시더라. 그 정도다, 우리가.(웃음)”

박은희 기자 ehpark@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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