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정판이 뭐길래"…'스니커테크족'이 만든 新오프라인 시장

[아이뉴스24 이현석 기자] MZ세대(밀레니얼+Z세대)의 대표 인기 아이템으로 자리 잡은 '스니커즈'가 새로운 시장의 촉매제로 작용하고 있다. 구매한 한정판 제품을 되팔아 시세차익을 보는 '리셀' 시장을 겨냥한 온·오프라인 플랫폼 론칭이 이어지고 있어서다.

서울옥션블루가 운영하는 '엑스엑스블루(XXBLUE)'는 서울옥션 강남센터에 '스니커즈 드롭 존(Drop Zone)'을 오픈했다고 6일 밝혔다. 엑스엑스블루는 스니커즈, 스트리트웨어, 아트토이 등 한정판 상품의 판매자와 구매자를 연결하는 거래 플랫폼이다.

드롭 존은 낙하지점이라는 의미처럼 엑스엑스블루 온라인 사이트에서 거래되는 상품을 판매자가 직접 오프라인 매장에 방문해 판매 상품을 놓고 가는 것을 기반으로 운영된다.

고객이 온라인을 통해 판매할 상품을 등록하고 상품을 매장으로 직접 가지고 오는 생소한 방식이지만, 대부분 직거래를 통해 한정판 스니커즈를 팔아 수익을 올리는 '스니커즈테크족'에게는 익숙한 방식의 거래 형태다.

서울옥션블루 관계자는 "온·오프라인을 가리지 않고 새로운 콘텐츠를 소비하는 것을 선호하는 MZ세대에 발맞춰 스니커즈 드롭 존을 선보이게 됐다'며 "앞으로도 차별화된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개발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옥션블루에 앞서 카메라 앱 '스노우'를 만들고 있는 네이버 자회사 '스노우'는 최근 한정판 스니커즈를 중고 거래하는 플랫폼 '크림' 애플리케이션을 지난 1월 선보였다.

크림은 거래 전 신발 크기별 입찰가 등 시세 정보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품질을 보증할 검수팀을 운영해 신뢰도도 높였다. 또 실시간 데이터를 기반으로 판매자와 구매자 사이 희망가가 일치할 때만 거래가 이뤄지도록 해 편의성도 높였다.

업계는 스니커즈 리셀 시장 규모가 성장함에 따라 향후 이 같은 플랫폼 서비스가 연이어 론칭될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실제 유명 명품이 유통되던 리셀 시장에는 최근 스니커즈가 새로운 주요 판매 아이템으로 자리 잡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세계 스니커즈 리셀 시장은 지난해 20억 달러 수준에 달했으며, 오는 2025년까지는 60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패션업계를 중심으로 한정판 스니커즈가 연이어 선보여지는 것도 시장 성장 추이를 이어지게 할 것으로 보인다.

롯데백화점은 지난해 JW앤더슨·컨버스가 협업한 '런스타하이크' 스니커즈와 오프화이트·나이키가 함께 만든 '척테일러 70' 스니커즈를 한정 판매해 '완판 사례'를 기록한 바 있다. 또 같은 해 11월에는 프라다가 아디다스와 손잡고 스니커즈 캡슐 컬렉션을 발매했으며, 디올이 나이키와 합작 스니커즈를 선보이기도 했다.

또 무신사는 오는 12일까지 '무신사 스니커즈 슈퍼위크'를 개최해 매주 화요일 한정판 스니커즈 1켤레를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는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으며, S·T 듀퐁도 오는 15일까지 수제 방식의 '이니셜 스니커즈'를 300족 한정 판매하는 등 해가 바뀌어도 한정판 스니커즈에 대한 인기는 줄어들지 않고 있는 모양새다.

업계 관계자는 "한정판은 '남들이 없는 것'을 가지고 있다는 만족감을 줄 수 있으며, 쓰다가 팔더라도 수익을 남길 수 있어 마니아들에게는 일거양득인 제품"이라며 "특히 스니커즈는 편하게 쓸 수 있고 눈에도 띄는 제품이며, 가격 상승 폭도 다른 제품 대비 커 인기를 끌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기존 리셀 시장에서 판매되던 초고가 명품 대비 가격도 접근할 수 있는 수준이라 진입 장벽이 낮은 것도 시장 성장의 한 요인"이라며 "직거래 등에 불안감을 느끼는 소비자도 많은 만큼 관련 플랫폼 론칭이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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